바라디스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운이 나쁘다, 상대는 이런 숲 그늘에서의 전투라면 누구보다도 자신있을 나이트엘프다! 그것도 나이트엘프 남자를 만났대도 운 나쁠 판인데 남자들에 비해 훨씬 사납고 무시무시한 여자! 이미 두번정도 독이 묻은 단검에 스치는 바람에 등에는 긴 자상이 자리잡고 있었고 팔에서도 피가 뚝뚝 듣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주문을 외워보지만 혈관을 침범해 들어오는 독 때문에 제대로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스스로의 몸을 지킬 요량도 안 되는 사제가 그들의 호위도 없이 이런 위험한 숲에 들어온 것 부터가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카라드는 샤트라스의 무기 장인에게 홀랑 빠져 신나게 모루를 두들기러 간 참이었고, 룬트리는 테로카르 원 종족중 하나인 새 비슷한 녀석들에게 흥미를 느끼고 요즘 계속 그 새새끼 예언자와 대화하느라 정신이 없던 터였다. 지난번 반려동물을 잃은 뒤 더 새끈한 녀석을 길들여 오겠다며 아카샤가 활을 들고 나간 것도, 그걸 구경하겠다며 이반이 따라나간 것도 말하자면 다 자신의 악운이라는 거겠지. 바라디스는 필사적으로 빛의 힘을 불러 자신의 상처를 해독하며 이를 악물었다.
그래도, 여기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고향에서 천만광년 떨어진 테로카르에서 테로 열매를 손에 들고 한줌 흙이 되는 사제라니, 이건 수치다!
다음 순간, 등 뒤에서 인기척을 느낀 바라디스는 최대한 빨리 돌아서며 상대에게 타격을 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주문을 끝맺기도 전에 칼자루가 턱에 작렬했던 것이다. 순간 아뜩해지는 정신을 부여잡으며 두세걸음 비틀거렸고, 간신히 정신을 차리려는 찰나, 승리감에 젖어 섬뜩하게 번득이는 흰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독이 묻은 날카로운 단검이 목에-
"---!"
뭔가 나이트엘프어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뭐지? 나이트엘프의 그림자가 멈칫한다. 그러나 다음 순간, 바라디스는 목에서 무언가 뜨끈한 것이 쏟아지는 것을 느끼며 의식을 잃었다. 아냐, 싫어, 이렇게 죽고 싶진 않아-
- 간신히 살렸어요. 만일 몇초만 늦게 도착했어도 구할 수 없었을 거예요.
공용어다. 오래전, 인간과 하이엘프들의 함께 쓰던 언어다. 물론 하이엘프들은 자기들끼리는 훨씬 화려하고 우아한 탈라시안 어를 썼지만, 그래도 인간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데에 공감했기에 공용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하이엘프는 없었다. 어쨌건 딱 부러지는 억양을 보아하니 말하는 이는 인간이었다. 인간 여자.
그것을 식별한 순간 조금 더 날카로운 태도로 대화를 나누는, 벨벳같은 목소리들이 귀에 들어왔다. 분명 나이트엘프어 억양이 섞인 공용어였다.
- 아깝네. 머리타래를 베어 끈팔찌라도 만들까 했는데.
- 문라이트 섀도송!
- 네, 네. 우리의 고귀하신 완전소중 사제마마. 화 내지 마세요, 저같은 천민 도적이 사제님께서 막으시는데 어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사와요?
-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그리고 습격은 좀 자제하라고. 성지 샤트라스가 바로 옆이야.
- 그리고 더러운 호드의 돌망루 요새도 바로 옆이지 아마?
의식이 더욱 명확하게 돌아오면서, 바라디스는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아직 눈은 뜨지 않았지만, 그래서 확실히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저 목소리중 '사제'의 것은 분명 그녀였다. 언젠가 가시덤불 그늘에서 한번 마주쳤던, 그래서 동료들을 설득해 간신히 살려보낼 수 있었던 그녀.
- 어쨌건 이제 곧 샤트라스야. 성지로 들어가면 그를 보내줘야 해.
- 아아- 네 그렇죠. 생명의 은인이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다음번에 만나면 네가 말리건 말건 반드시 저 예쁘장한 목을 따 버릴 거야, 알겠어?
- 어쨌건 지금은 그를 건드려선 안돼.
상대 나이트엘프 여자 - 아마도 바라디스를 습격했던 그 도적이리라 - 가 몹시 기분나쁘다는 듯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다행히 그 이상의 리액션 없이 주위는 조용해졌다. 가벼운 발소리가 들리다 곧 펄럭이는 소리가 난 것으로 보아 도적은 밖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곧이어 갑옷 특유의 잘그랑대는 소리도 사라졌다. 그 인간 여자도 나간 것인가? 그렇다면 남은 건-
- 눈을 떠요, 바라디스.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감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 바라디스.
용기를 내어 겨우 눈을 뜨자 그 곳에 그녀가 있었다. 부드러운 은빛 시선으로 바라디스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오래 전 그가 보았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마법이 아로새겨진 고귀한 옷감으로 된 옷을 입은 그녀는, 여전히 변치 않고 아름다웠다. 그 날, 아직 블러드엘프들과 인간들의 동맹이 깨지기 전, 엘룬의 빛 아래에서 서로 바라보며 마음을 확인했던 밤처럼, 그녀는 여전히 신성한 은빛이었고 밤공기같은 서늘한 보랏빛이었고 상냥한 녹색이었다.
그날 밤처럼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녀에게, 바라디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당신이 살아있기를 신성한 태양에게 몇번이고 기도했다고, 그런데 이렇게 당신이 무사히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단 한 마디도 해 볼 수 없었다. 왜냐면, 그녀의 보랏빛 입술이 그의 입술을 덮고 있었으니까. 가벼운 키스를 마치고, 그녀는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 우리는 샤트라스로 갈 거예요. 문라이트를 용서하세요, 그녀는 최근 호드에게 친구를 잃었어요.
-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서로를 잃고 있죠.
- 맞아요. 이 피의 순환은 끝나야 해요.
바라디스는 녹색 눈을 내리깔았다. 과연 그럴 날이 올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불가능해 보일 뿐이었다. 아달이 지배하는 샤트라스에는 분명 절대적인 평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 곳을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서로를 향한 적의와 죽음이 도처에 널려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마 위에 입술이 가볍게 내려앉았다.
-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 모르겠어요. 그저 전 그때까지 기도할 뿐이죠. 당신이-
무사하기를.
그 기도엔 호드도 얼라이언스도 없었다. 오로지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는 마음만이 남아서, 아달이 지배하는 성지의 평화, 영원히 계속되는 아달의 노래에 한 가지 가락을 더할 뿐이었다.
- END
.....호드 제일의 찐따 블엘남이 이렇게 멀쩡하게 나오다니! 이건 뭔가 잘못됐어! OTL
이 둘은 나오기만 하면 얘기가 감상적이 되는군요 ;ㅅ; 죄송합니다.
의외로 리치왕의 분노에서 대활약하리라 생각했던 성기사들보다, 요즘은 드루이드인 알파티하를 주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길드에 탱커가 필요해서...시작했지만, 역시 노스렌드의 이야기는 "아제로스"의 이야기임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합니다.
이 곳에는 거대한 이야기가 두 개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아제로스의 "신들"이라 불리는 두 종류의 존재중 하나인 티탄들의 이야기. 빙하기에 태어난 현생 인류의 무의식적 기억이라도 담겨 있는지, 바로 눈 덮인 노스렌드가 인간이 탄생한 땅이었습니다. 그들은 위대한 거인들의 가장 나약하고 허약한 기형 아이들로 태어났고, 그것은 티탄들이 수행해 왔던 거대한 계획의 "에러"였음도 알게 되었고요.
태초에 만들어진 토석인들은 "고대 신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기이한 기생체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고저히 그거을 치료할 수 없었던 티탄들은 결국 새로운 보완책을 통해 그 기생체와의 공생을 추구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영속할 수 없는 유기물 육체로 삶을 유지하는 "육체의 저주." 말하자면- 이 해석이 맞을지야 모르겠지만 - '영혼'은 어느 순간부터 이 아제로스에서 걸어다니던, '신들의 모습을 한' 토석인들에게 감염된 어떤 알 수 없는 존재였던 셈입니다(꼭 미토콘드리아 같은 느낌입니다). 그 에러를 지켜본 티탄들은 다시 거인족이라 할 말한 '브리쿨'들을 만들었고 그들에게서 인간이 태어났습니다. 어쨋건 "기생체"와 "육체의 저주"는 모두 동일합니다.
신들의 하수인은 그것을 불완전이라고 생각했고, 어떻게든 통제하고 소거하려 들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로 다음 확장팩을 기대하게 하는 스토리 라인입니다. 이대로 살게라스에게까지 이어질까요?
그리고 타이틀인 리치킹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니, 리치킹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의 이야기는 이미 워크래프트 3에서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그는 올라올 수 없는 곳까지 추락했고, 그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워크래프트 3에서 바쁘게 조종하고 움직이던 유닛들이 이제는 NPC가 되어 내 손에서 죽어가고 살아나고 구원받고 저버려집니다.
구울을 피해 간신히 도망치는 마을 사람을 따라잡아 그리핀에 태워 성채로 데려오고, 그러면서 스쳐지나가는 다른 마을 사람을 구해주지 못하면서 외면합니다. 기관포로 뛰어오는 병사들을 엄호해 주면서, 퀘스트를 다 했음에도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합니다. 그래도 자리를 떠야 하는 건, 그곳 장교들이나 병사들이 말하듯 나 같은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끝없는 언데드와의 싸움의 절박함에 미쳐버린 드라카리 트롤들은 당장의 힘을 얻기 위해 숭배하던 동물신들을 잡아 그 피를 마십니다. 당장의 싸움에서는 이겼지만 결국 희생당한 신들의 분노와 징벌은 가차없이 제국을 무너뜨려, 신들의 분노와 언데드의 공격 양쪽 사이에서 위대했던 제국은 사정없이 무너집니다. 신들 좀 잡으면 어때, 스컬지에게 이기기만 하면 되지. 어째 남 얘기 같지 않아 더 묵묵히 곱씹었더랬습니다. 한쪽 손에 신들에게 반역한 트롤들의 우두머리인 갈다라의 머리를 베어들고 돌아가면서 말이지요.
눈앞에서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가릴 것 없이 평등하게 역병 속의 한덩이 시신으로 화해가고, 불꽃과 재 속에 그들 패잔병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칩니다. 유골을 수습하고 성수를 뿌려 영혼을 온전히 떠나게 도와 주고, 스컬지에게 시신을 이용당하지 않게 해 달라는 병사들의 마지막 숨을 일일히 내 손으로 끊으며 북쪽으로, 더 북쪽으로 갑니다. 가는 곳마다 리치왕의 자취와 마주치며, 그의 환영과 마주치며, 점차 그 존재가 가까이 느껴지는 땅으로 다가가, 마침내-
거대한 얼음 왕관의 절망의 성채를 바라보고 서게 된 것입니다.
근데 초반 3영던 탱까진 하는데 그 이상 잘 안되네요. 후 =_= 빨리 보라템 더 마련해야 할 텐데. 이거 야드는 딜로 가기도 애매해서 원 =_=
이상 서버 점검시간에 잠시 남겨보는 한담이었습니다.
덧 - 더블오에서 할렐루야가 무려 돌아왔더군요! 기쁜마음 반에 아익후 좀 강해졌나 싶더니 다시 돌아왔니 할렐루야 ㅠㅜ 라는 기분이 더해져 오묘합니다. OTL
세츠알렐 떡밥 굉장하더만요 ㄷㄷㄷㄷ 거의 무서울 정도!!!(이빨 달달달)
아마 며칠 안에 뭔가 또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썬더블러프 출신의 드루이드 룬트리 레이지토템은 곰 모습을 풀지 않고 묵묵히 상대를 바라보았다. 인간 여자가 단단히 각오한 듯 입술을 물고 그런 레이지토템을 쳐다보고 있었다. 빛의 힘이 둘린 망치와 방패를 든 여자는 아마도 스톰윈드의 성기사인 듯 싶었다. 그런 둘 뒤로는...
"저년을.....죽여....룬트리..."
머리에 혹이 오그리마의 그리핀 탑처럼 쌓인 채 쓰러져 이 쪽을 보며 이를 갈고 있는 카라드와 기절한 아카샤, 그리고 바라디스가 널부러져 있었다. 이반은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도 그가 늘 그랬듯이 상대를 단숨에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숨어버린 것 같았다.
이렇게만 말하면 룬트리 쪽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성기사 뒤로는 한때 노움 흑마법사였던 무언가가 아카샤가 사랑하는 곰의 앞발에 퍽 퍽 두들겨맞고 있었다.(저래봤자, 어차피 성기사가 빛의 힘으로 어떻게든 수습해 내겠지) 그리고 드워프 전사는 바라디스가 내지른 영혼의 절규에 날뛰며 지평선 어딘가로 정신없이 사라져 버린 터. 남은 것은 이 여기사와, 꼭 이반마냥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나이트엘프 한 명 뿐이었다.
여기서 싸운다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오히려 동귀어진하게 되진 않을까?
룬트리는 어떻게 해야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하며 일단 뒤집어 쓰고 있던 곰 형상을 풀었다. 눈앞에 거대한 타우렌 남자가 나타나자 여기사는 꽤나 놀란 것 같았지만, 입술을 물고 태연한 척 하는 걸 보니 그 쪽도 나름 절박한 모양이었다.
'뭐 하려는 거야?'
이반의 귓속말이 바람결에 가볍게 실려왔다. 예민한 룬트리의 귀가 아니라면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 여자여, 나는 우리가 평화롭게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오."
'무슨 말이야? 공용어가 서로 다르잖아. 하나로 못 알아들을 텐데.'
이반의 속삭임을 무시하며, 룬트리는 침착한 눈으로 여기사를 바라보았다. 성기사들은 살생을 함부로 하지 않는 이들이며, 그와 함께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자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또한 드루이드로서 모든 필요한 기술은 몸에 익힌 바 있다. 살아남는 데 대해서라면 이 기사에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것이다. 아마 이제 남은 이 둘이 싸우기 시작한다면 한도 끝도 없이 싸움은 늘어지고, 승부가 어떻게 나건 남는 것은 상처뿐인 승리일 것이다. 룬트리는 어떻게든 그것을 전하고 싶었다.
먼저 자신의 몸에 가벼운 회복 마법을 건다. 그리고 여기사에게 그녀의 망치를 가리켰다. 가볍게 손뼉을 쳐서 둘이 싸우면....을 표시한 다음 양손으로 자신의 목과 그녀의 목을 긋는 동작을 한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핵심 메시지를 건넸다. 손가락으로 하늘의 해를 가리킨 다음, 서쪽 지평선까지 손을 내려보낸 것이다.
'.....그러니까 대체 뭐 하는 거냐고 룬트리.'
'치유하는 드루이드와 치유하는 기사만이 알아볼 수 있는 사소한 이야기라네.'
그리고 룬트리는 잠시 심호흡을 한 뒤, 자신의 평화 메시지를 건네기 위한 마지막 화룡점정을 시도했다. 타우렌 전통의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옆에서 이반이 어이없어 하다 못해 실성한 것처럼 킬킬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호드 망신'이라는 소리도 들려온 듯 했다. 하지만 여기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여기사의 녹색 눈이 한동안 룬트리를 응시하더니, 빈틈없는 경계태세로 들고 있던 망치가 슬쩍 밑으로 내려갔다. 옳지, 옳지. 메시지를 알아달라고.
여자가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뭔가 공용어로 말하더니, 망치를 허리에 달린 고리에 걸어 고정시켰다. 그러고는...그녀도 춤을 추기 시작했다! 팔을 앞으로 척척 뻗은 뒤 어깨에 교차로 얹고 양손을 허리에 대고 엉덩이를 살랑, 살랑. 아마도 인간 여자들은 저렇게 춤을 추나 보다. 잠시 뒤, 늘씬한 키에 탄탄한 근육, 새까만 가죽옷을 온 몸에 두른 나이트엘프 여자가 스르륵 허공에서 나타났다.
"이반, 나와서 춤 좀 추게."
"지금 뭐라고오?!"
"자네가 나오지 않으면 이 평화는 완성되지 않아. 저 쪽은 이미 평화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네."
"제길......"
경험많은 이반은 이게 무슨 얘기인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따르기는 싫겠지만.
그렇게 룬트리의 춤 덕에 다들 무사할 수 있었지만, 훗날 카라드는 그 광경을 두고두고 욕설을 섞어 이야기하며, 점잖은 룬트리의 꼬리가 살래 살래 흔들리던 광경을 지치지도 않고 엄니 사이로 침을 튀겨가며 묘사해 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룬트리는 말없이 한 마리 곰이 되어 마른 고기를 우적였고, 아카샤와 바라디스는 의식이 없어서 그 광경을 보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그리고 이반은..
"그러니까 이반 너도 그때"
"......새 독맛을 보고 싶나보지, 친구."
귀여운 인간 여기사가 떠날 때 손 흔들며 헤실헤실 인사했다는 걸 죽어도 부정하는 것이었다. 카라드가 다 봤는데도.
-끗-
요약하면
"님 회드루랑 신기랑 붙으면 누가 이겨염?"
".........그거 붙느니 그냥 튀겠다."
바라디스는 카라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딱 잘라 거부했다. 방금 사로잡은 나이트엘프 사제를 당장 죽여 목만 들고 가자고 주장했던 오크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를 드러냈고, 그것이 곧 시작될 욕설의 조짐이라는 것을 잽싸게 알아본 아카샤가 카라드의 어깨를 툭툭 쳐 자신에게 주의를 돌리며 말했다.
"그래 그게 네 의견이란 말이지 바라디스. 하지만 나도 카라드에게 찬성하고 싶어. 나이트엘프들은 기운이 세지. 게다가 언제건 그림자처럼 숨어버릴 수 있어. 도망치기라도 하면 괴로울 거야."
"저렇게 가죽끈으로 단단히 묶은 것으로는 충분히 않다는 건가? 게다가 아카샤, 저 매듭은 네가 묶었잖아. 그 뭐냐...트롤 ...사냥매듭은 아제로스에서 최고라고 한 건 너였어."
호오 제법 오크어가 늘었군, 풋내기 사제 양반. 아카샤는 트롤 여자답게 온 이를 드러내고 큰 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어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전통적으로 하이엘프와 크게 충돌한 적 없는 검은창 부족 출신이었기에 이 종족에 대한 적의는 따로 없었지만, 이제 갓 호드에 들어온 주제에 한 500년쯤은 동맹이었던양 구는 그들의 오만함은 좀 눌러둘 필요가 있었다.
"그래, 트롤 사냥매듭은 풀리지 않아. 하지만 바라디스, 넌 나이트엘프들과 친교는 맺어봤어도 싸운 적은 없었구나? 네가 보기엔 저 계집이 제법 예쁠지 몰라도, 그들은 아주 흉폭한 종족이거든. 게다가 집요하지. 지난 주 그년들이 내 친구 자슈라의 남편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봤다면 생각이 좀 달랐을 거야."
바라디스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도 물론 나이트엘프 여자들이 얼마나 무서운 전사인지 모르지 않았다. 아카샤는 의도적으로 그를 무시하려 들었지만 바라디스 또한 나이트엘프들의 무서움을 충분히 맛본 바 있었다. 만일 지금 그가 붙잡은 여인이 다른 나이트엘프였다면 그도 두말없이 목을 베어 돌아가는데 동의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 이년의 목을 베어 들고 가자. 저 장신구와 함께. 꽤 좋아 보이는데 아마 뭔가 좋은 마법이라도 걸려 있을 거야. 사제들은 늘 그런 부적을 좋아하잖아."
가죽끈에 손목이 묶인 채 쓰러져 있는 여자의 목에서는 붉은 구슬이 꿰인 줄이 흘러나와 있었고, 그 곳에는 붉은 마노에 금으로 상감된 매 문양이 멋지게 아로새겨져 있었다. 매의 눈에 박힌 루비를 바라보는 바라디스의 눈이 복잡한 빛을 띠고 흔들렸다. 그리고.
"...알던 여자야? 바라디스."
바로 뒤에서, 부패로 손상된 성대 특유의 쉭쉭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라디스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눈을 감았다. 젠장, 하필이면 가장 불편한 상대가 낌새를 채 버렸다.
"무슨 소리야? 너희들은 이 땅을 밟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블러드엘프 남자가 어떻게 나이트엘프 여자를 안다는 거지? 엄마놀이라도 했나?"
아직도 자신의 말이 단번에 거부당한 것에 대한 분노가 풀리지 않아 거칠게 그르렁대는 카라드를 보며, 이반은 반쯤 썩어있는 목을 울렸다. 클클대는 소리 비슷한 것이 들렸는데, 그것이 바로 이반 나름의 '웃음소리'였다.
"카라드, 난 이 귀여운 뾰족귀 사제님에게 물어본 거야. 저 펜던트를 봐. 나이트엘프들은 달을 섬기고 부엉이를 아끼지. 그런데 태양의 색인 붉은색 목걸이, 게다가 실버문의 상징인 매라니 이상하지 않아? 그래서 묻고 있는 거야."
그 말을 들은 일행은 모두 쓰러진 여자의 목에 걸린 펜던트를 보고, 이어 바라디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에 고스란히 노출된 바라디스는 저도 모르게 바싹 말라있는 입술을 혀로 적셨다.
"좋아, 솔직히 말하겠어."
그러지 않으면 당장 그의 목숨부터 위험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녀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이제껏 한 마디 말도 없이 묵묵히 듣고 있던 거구의 타우렌이 푸르르 콧김을 뿜었다. 그 소리를 필두로 다른 동료들도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놀라움을 표시했다. 카라드는 바라디스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고 아카샤는 코웃음을 쳤으며, 이반은 땅바닥에 녹색으로 변색된 침을 뱉었다. 그렇게 한바탕의 소란이 지나간 후, 바라디스는 인내심을 있는대로 발휘해 동료들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그 곰이 네게 치명타를 먹이려던 순간에 나타나 줬다 이거구만?"
아카샤가 차갑게 말했다.
"그래. 그리고 난 답례로 저 목걸이를 주었지."
물론 사실은 좀 달랐지만, 바라디스가 애써 생각해 낸, '그나마 이 녀석들이 받아들일 만 한 변명'은 이것 뿐이었다. 즉시 카라드부터 폭발했다. 오크들이 늘 그렇듯 카라드는 두려움을 몰랐고, 전사들이 늘 그렇듯 성질이 매우 급했다.
"얼라이언스는 몬스터보다 더 나쁜 놈들이야! 생명의 은인? 야 이 기껏해야 천쪼가리밖에 못 걸치는 노란 콩나물대가리야. 넌 지나가던 곰이 널 노리던 표범을 때려잡았다고 곰을 살려줄 셈이냐?"
그 순간 일행 모두의 머리털이 쭈뼛 하고 일어섰다. 아카샤가 깔깔거리며 웃어댄 것이다. '식인귀'라는 별명때문인지 트롤 여자들의 웃음소리에는 듣는 이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카라드, 잊어버린 것 같아서 말해두겠는데 넌 저 콩나물대가리의 축복이 아니었다면 아까 그 악마녀석에게 피떡이 됐을 거야."
"시끄러 아카샤! 그리고 웃지 마! 피가 싸늘하게 식는 것 같아!"
버럭 소리지르며 카라드와 아카샤가 싸우는 동안, 이반은 바라디스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정말 그랬어? 저 나이트엘프 여자가 널 곰에게서 구해줬다고?"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블러드엘프 남자를 본 이반이 잠시 눈을 빛내며 바라보다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늘 이쯤되면 적절히 개입해 사태를 정리하던 드루이드 룬트리 레이지토템이 나서서 묵직한 음성으로 말하는 바람에 침묵하며 물러서야만 했다.
"다들 일단 내말을 들어봐."
바라디스가 늘 신기해 하는 일이 있다면, 별로 큰 소리로 말한 것도 아닌데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카라드도 아카샤도 입을 다물게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확인한 룬트리가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이 여자를 잡은 건 바라디스의 힘이 커. 단숨에 정신을 지배해서 얌전하게 만들고, 순순히 우리 포박에 손을 내밀게 만들었으니까."
"그렇지만!"
카라드가 으르렁거리며 항변하려다, 아카샤의 커다란 발에 발을 밟히고는 급히 침묵했다. 트롤의 거대한 발에 발을 밟힌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심지어는 그가 판금 방어구를 걸치고 있을지라도.
"그러므로 그녀의 처분을 결정할 권리가, 바라디스에게는 있다. 그녀가 네 생명의 은인이 분명하다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카라드의 얼굴이 여름철의 전나무만큼이나 시퍼래졌지만 룬트리는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그리고 확 밝아진 바라디스의 얼굴을 보며, 드루이드는 두꺼운 손가락을 들어서 흔들며 말했다.
"다만,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 저 나이트엘프의 목숨은 살려주되,눈을 가리고 손을 묶은 채 숲에 그녀를 맡기기로 하자. 만일 그들의 신이 친절하다면 곧 동료를 만나게 해 줄 것이고, 아니라면 응보를 내리실 것이다.
바라디스는 뭔가 항의하고 싶었지만, 당장 이 제안을 거부했다간 카라드와 아카샤에게 밀려 그녀의 목이 자신의 눈앞에서 떨어지는 것을 봐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꾹 참았다.
"그리고, 그 목걸이는 회수하도록 해."
이반이 목쉰소리로 말하자, 모두 이반을 바라보았다.
"다음에도 그 목걸이를 걸고 있으면 네가 괴로울 거야. 못 알아보는 편이 낫지 않아?"
확실히 그건 그의 말이 맞다고 모두 찬성했고, 그래서 바라디스는 그 붉은 목걸이를 떼어내 자신의 목에 다시 걸었다. 목걸이를 떼어내는 순간 눈가리개는 하고 있었지만 의식은 명료했던 포로가 무엇인가 나직하게 말했지만, 일행 중 나이트엘프어를 아는 자들은 없었기에 아무도 그에 반응하지 않았다.
숲에 그녀를 두고 오면서, 바라디스는 조용히 자신의 태양과 그녀의 달의 가호가 저 곳에 함께하기를 기원했다. [당신이군요.] 짧게 말한 그녀의 목에서 빛나던 그의 목걸이가 이제 돌아왔으니, 아마 앞으로 다시는 만날 일이 없기를 기원하면서. 그는 호드였고, 그녀는 얼라이언스였으니까.
"내 마누라가 생각나는군."
갑자기 바로 옆에서 이반이 중얼거렸다. 엉뚱하게 무슨 말이냐는 듯 쳐다보는 바라디스에게 언데드 남자는 입끝을 비틀어 올려 보였다. 그 나름의 미소였다.
"3년 전 얼라이언스 요새 하나를 털었는데, 거기 병사의 마누라가 되어 있었어."
바라디스는 놀란 눈으로 이반을 보았다. 이 사내가 자기 과거 얘기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아니, 설마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던 것인가? 잔뜩 경계하고 노려보는 바라디스에게 이반이 다시 한번 웃어 보였다.
"슬쩍 한눈을 팔아서 살려줬지. 날 못 알아봤어. 새 남편놈은 어쩔 수 없이 죽였지만 아마 그 여자라면 어디서건 새 남자 만나서 잘 살 거야. 이제와서 죽은 놈이 나서봤자 뭘 하겠어. 어차피 난 이제 어둠의 여왕님을 섬기는 몸인걸. 인간적인 감정 따위는 끝이지."
질투조차도 말야. 클클 웃으며 침을 탁 뱉은 남자는 바라디스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준 후 서둘러 앞으로 걸어갔다. 구부정하니 이지러진 눈앞의 어깨를 바라보던 바라디스의 얼굴이 잠시 흐려졌다가 곧 블러드엘프들 특유의 뻔뻔함이 가득한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this time
이제는 우리가 버림받은 자들
We lived our lives in our paradise,
우리는 낙원에서 살았다
As gods we shaped the world around
온 세상에 둘린, 우리형상의 신들처럼
No borderlines we'd stay behind,
어떤 경계선도 남겨두지 않았다
Though balance is something fragile
그 균형은 아주 덧없는 것이었음에도
While we thought we were gaining,
이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안
We'd turn back the time, it still slips away
우린 시간을 되돌리고 있었지, 이젠 다 지나가 버리고
Our time has run out, our future has died,
우리의 시대는 사라져 버렸고, 미래는 죽었다.
There's no more escape
더이상 탈출구는 없어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우리는 버림받은 자들
There's no time anymore
더이상 시간이 없다
Life will pass us by,
삶은 우리 곁을 스쳐가 버리고
We are forsaken,
우리는 버림받은 자들
We're the last of our kind
우리 종족의 마지막이다.
The sacrifice was much too high,
희생은 너무 컸고,
Our greed just made us all go blind
우리 욕망은 모두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을 뿐
We tried to hide what we feared inside
우리 내부에서 느낀 공포를, 숨기려고만 노력했다.
Today is the end of tomorrow
오늘은 바로 내일의 종말
As the sea started rising,
바다가 솟아오르기 시작하고,
The land that we conquered just washed away
우리가 정복했던 땅들이 쓸려나간다
Although we all have tried to turn back the tide,
그 파도를 다시 되돌리려 노력했음에도
It was all in vain
모두 허사가 되었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우리는 버림받은 자들
There's no time anymore
더이상 시간이 없다
Life will pass us by, we are forsaken,
삶은 우리 곁을 스쳐가 버리고, 우리는 버림받은 자들
Only ruins stay behind
단지 폐허만이 남는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this time
이제는 우리가 버림받은 자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우리는 버림받은 자들
There's no time anymore
더이상은 시간이 없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The day has come
그 날이 왔다
The day has come.
그 날이 왔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때가 왔다
We are forsaken this time
이제 우리는 포세이큰
We lived our lives in our paradise,
우리는 낙원에서 생명으로 살았다
As gods we shaped the world around
온 세상에 둘린, 우리형상의 신들처럼
No borderlines we'd stay behind,
어떤 경계선도 남겨두지 않았다
Though balance is something fragile
그 균형은 아주 덧없는 것이었음에도
While we thought we were gaining,
이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안
We'd turn back the time, it still slips away
우린 시간을 되돌리고 있었지, 이젠 다 지나가 버리고
Our time has run out, our future has died,
우리의 시간은 사라져 버렸고, 미래는 죽었다.
There's no more escape
더이상 탈출구는 없어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우리는 포세이큰
There's no time anymore
더이상 시간이란 없다
Life will pass us by,
삶은 우리 곁을 스쳐가 버리고
We are forsaken,
우리는 포세이큰
We're the last of our kind
우리 종족의 종결점이다.
The sacrifice was much too high,
희생은 너무 컸고,
Our greed just made us all go blind
우리 욕망은 모두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을 뿐
We tried to hide what we feared inside
우리 내부에서 느낀 공포를, 숨기기 위해 노력했다.
Today is the end of tomorrow
오늘은 바로 내일의 종말
As the sea started rising,
바다가 솟아오르기 시작했고,
The land that we conquered just washed away
우리가 정복했던 땅들이 쓸려나간다
Although we all have tried to turn back the tide,
그 파도를 다시 되돌리려 노력했음에도
It was all in vain
모두 허사가 되었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우리는 포세이큰
There's no time anymore
더이상 시간이란 없다
Life will pass us by, we are forsaken,
삶은 우리 곁을 스쳐가 버리고, 우리는 포세이큰
Only ruins stay behind
단지 폐허만이 남는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this time
이제 우리는 포세이큰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We are forsaken,
우리는 포세이큰
There's no time anymore
더이상 시간이란 없다
Now the day has come
이제 그 날이 왔다
The day has come
그 날이 왔다
The day has come.
그 날이 왔다
대체, 드레나이라는 종족은 무엇일까요. WOW세계관을 거의 모르던 제게 [드레나이]는 순전히 외모 취향으로 선택된 종족이었습니다. 보라색/파란색 피부 좋아합니다. 뿔 좋아합니다. 발굽, 환장하고 좋아합니다(.....) 게다가 꼬리까지! 역관절의 발굽을 지닌 드레나이는 그런 제게는 꽤 취향 외모의 종족이었습니다. 나엘은 꽤 키워봤겠다, 친우 모 양이 실버문 서버 얼라라고 했으니 외모 젤 호감가는 걸로 하자...고 개념없이 고른 것이 드레나이였지요. 직업은 왜 하필 성기사냐고요? 회사 사우 한 분이 성기사 만렙이니까, 키울때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겠다는 욕심으로(.........)
흠흠, 어쨌건 드레나이는, 첫 프롤로그에서부터 아주 깨는 스토리를 제시합니다. 나중에 듣기로는, 이 친구들은 원래 지금 등장하면 안 되는 친구들인데 블리저드 사에서도 자신들이 삽질했음을 인정한다 했으니, 끼워넣기 위해 좀 많이 고민했겠습니까. 같은 직업을 가진 자로서 훗날 WOW세계관을 접하면서, 전 드레나이의 스토리 담당자에게 깊이 공감했습니다. 당신, 드레나이 역사는 이틀간 머리싸쥐고 고민하다가 5분만에 만들어냈지?
자, 첫 프롤로그 내용부터가 이렇습니다.
<한달 전, 엄청난 폭발음이 칼림도어 북부상공을 뒤엎었다.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함선 엑소다르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고, 결국, 아제로스에 불시착했다.
차원을 넘나드는 엑소다르에 몸을 싣고 파괴된 아웃랜드를 떠난 고귀한 드레나이 종족들이 마침내 피난처에 도착한 것이다.
불타는 군단에 맞선 얼라이언스 영웅들의 이야기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드레나이들은
파괴된 고향을 되찾기 위해 얼라이언스에 원조를 요청했다.
생명을 수호하고 성스러운 빛의 교리를 받드는 헌신적인 드레나이 종족은
아제로스 모험가들을 새롭게 규합하여 악마군단을 무찌르고 불타는 성전을 종식시키고자 한다.
빛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용기만으로 무장한 드레나이 종족은
아제로스 너머에서 기다리는 운명의 땅으로 얼라이언스를 안내한다.
이제 두 세계의 운명은 당신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것은 추락으로 아수라장이 된 주변, 갓 만들어진 해초코보는 이미 프롤로그로 패닉 상태. 그렇습니다. 저 프롤로그를 본 소감은 두가지였습니다.
1. 외계인이었습니까?! 2. 그런걸로 남의 싸움에 끼다니, 바보냐.
먼저 1. 와우에 대한 지식은 거의 희미하고 전부한 것이었지만, 적어도 "아제로스"가 이 세계의 이름, 그리고 "아웃랜드"는 "새로운 땅"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웃랜드에서 피난온" 종족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거죠.(세계관에 대해 전혀 몰랐기에 맞은 뒤통수)
2. 이것은.....스타워즈 에피 6의 강아지외계인 이워크가 떠오르는 스토리 라인?! 대체 누구냐, 이 어리숙해보이는 종족을 함부로 전쟁에 끼어들게 만든 아제로스의 C3PO는, 대체 누구?! 혹시 당신도 실감나는 동화구연으로 저 순진한 종족을 싸움에 끌어들인 거요? (원조를 요청했다는 구절은 아예 머리 속에서 멋대로 "불쌍한 피난민들에게 도움받고 싶으면 전쟁에 참여하라는 원조교제적 꼬임을 넣는 나쁜 넘들로 굳음)
그렇다면...드레나이는 저 독특하고 강렬한 외모와는 달리, 원단 순진 보케수?! 어이, 정도껏!!!!!
....훗날 배경스토리를 알게 되면서, 저 위의 인식은 또 많이 달라졌지만, 저 프롤로그 덕에 한동안 토끼는 "훗 그럼 해초코보는 하룻밤 입담에 넘어가 감동했다는 순진한 이유로 전쟁 참전을 결심한 어벙하고 성실한 빛의 기사구나" 라는 어설픈 드레나이 이미지를 갖게 되고, 이 오해를 계속 가진 체 어설프고 서투르게 아제로스 생활을 이어가다 또 한번 뒤통수를 맞게 됩니다.
WOW를 처음 시작한 것은 오픈베타 시작 직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컴은 지금의 것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이 허접했고, 그래서 무려 처음 들어가자마자 영사이 뚝뚝 끊기는 수모를 겪어야 했지요. 당시 선택했던 직업은 나이트엘프 도적! 그러나 그 뒤 비극적인 사태를 접하게 됩니다 ㄱ-;;; 서버통합과 함께 캐릭터가 지워져 버렸더군요.
그래서 WOW라는 게임은, 당시 한창 마비노기 생활 절정을 달리던 제게 "재미있지만 조금 복잡했고, 근데 아무튼 캐삭이 됐으니 복구해 달랄 맘도 나지 않는 게임" 이었습니다. 펑션키 외의 다른 것을 누를 필요가 없는 마비노기 전투에 익숙해져 있던 제게는 와우의 스킬단축창은 말 그대로 혼돈의 영역이기도 했고요. 친구와 그 뒤 다시 접해보기도 했지만...길게 정붙이지 못하고 다시 마비노기로 돌아와 버렸지요. 그러므로, 당연히 마비를 접을때쯤의 제가 와우에 들어가게 될 거라고는 저도 생각을 못 했어요. 이제부터는 게임 생활은 걷어치우고 글도 쓰고 마음껏 팬질도 하며 지낼 줄 알았죠.
"오래전 잠시 사귀었던 남자가, 갓 등장해 어딘가 어리숙하고 풋풋했던 그 사람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별로 큰 인상도 없었던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왔던 겁니다." -이것이 지난번 제가 WOW를 두고 했던 말이었지요. 예 WOW에 대한 제 개념은 딱 저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그랬기에, WOW에 제가 "빠져들게"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남자가 2년 사이 어떻게 변했는가 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지요.
2006년 10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확장팩 패치를 단행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어느 지역이 추가되고 어떤 스킬이 생기고...같은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60레벨]이라는, 2년간 지켜왔던 와우의 만렙이 10레벨 더 상향되면서, [아웃랜드]라는 새 땅이 제시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60레벨까지 캐릭터를 키워 -> 그 캐릭터로 인스턴스 던전을 돌아 아이템을 갖춘 후 -> 40인으로 구성되는 [공격대] 에 들어가 공격대용 보스들을 쓰러뜨리며 전설을 만들어갔던 사람들 앞에, 바로 그 던전에서 떨어지던 어떤 아이템보다도 성능 좋은 아이템과, 이제껏 존재했던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의 약재를 만들 수 있는 풀과 광석, 그리고 25인으로 컴팩트하게 구성되는 공격대를 통해 공략하는 70레벨대의 던전들과 [한 단계 높은] [영웅 난이도 던전]이 가로놓인 것이지요. 게다가 그 땅에서는 "자유 자재로 날아다닐"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핀과 와이번을 구입해 탈 수 있게 되었던 것이지요!
함꼐 호흡을 맞추던 많은 40인 공격대가 이 [패치]를 계기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날아서 내려오고 도망치는 적"의 존재에, 필드 전투로 이름높았던 유저들이 캐릭터를 삭제하고 접었다고도 합니다. 워크래프트 원 게임의 중요 캐릭터가 인스턴스 던전의 레이드 보스/결국 유저들의 사냥감/으로 나온 것에 대해 항의하며 캐릭터를 지운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한 시대의 끝'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동양인들의 취향에 맞춰" 제작되었다는 예쁘장한 "블러드엘프"와 "얼라이언스에도 덩치빨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 맞춰 들어왔다는 "드레나이", 그리고 [그래픽때문에 안 해요]라는 사람들에게 [자, 이건 어떠냐]고 들이대는 듯한 화려한 실버문과 휘황한 엑소다르의 풍경에, '이 김에 해 보자'고 쏟아져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떠나는 사람들만큼이나, "예쁘니까" "궁금하니까" "행사로 공짜라서" "사우들이 해서 그 김에(......)" 우르르 쏟아져들어온 신출내기도 많았던 시기였던 것인데, 바로 그 인파 가운데 제가 있었습니다.
2006년 12월, 윈드러너섭.
딸깍, 딸깍, 딸깍(으으음.....), 딸깍딸깍딸깍딸깍딸깍딸깍딸깍,
딸깍 딸깍....딸...깍(끄으응...)
"(한참 뒤)**씨, **씨 캐릭터 기사랬죠?"
"예, 저 원래 기삽니다."
(한참동안 침묵) 딸각, 딸깍.
탁탁탁탁탁탁..."엣, 있네." 탁탁탁..."아니 이것도?" 탁탁탁탁탁탁탁탁, "아 됐다!"
딸깍. 텅-
하늘섬 근처 추락지,
갓 태어난 보라색 피부의 드레나이 성기사 아가씨 <해초코보>가 여기저기 어설프게 기웃거리며 NPC를 찾고 있었습니다.
많은 게임들은 자신의 세계, 혹은 세계의 본질을 나타내는 단어로 이름을 만들고, 그렇기에 '사물의 이름은 그 본질'이라는 말을 게임처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분야도 드뭅니다.
예를 들면 '화이널 환타지'가 있겠지요. '궁극의 환타지'를 추구한다는 이 게임 뿐 아니라, 축축하고 음습한 지옥을 보여주었던 '둠', 바다 위에서 후추부와 명예를 찾아 돌아다니던 '시대'의 로망을 중시한 '대항해 시대', 어딜봐도 L2였던 R2 등등...
그전까지 제가 매진하던 게임은 마비노기였습니다. 원래 '블로그'라는 것을 마비노기 스샷 포스팅 용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전 마비노기의 세계를 사랑했어요.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눈부신 대기와 다감한 음악에 반해서 마음껏 책을 읽고 낚시를 하고 보리를 베고 파이널 히트를 찍었죠(응?). 마비노기에서 제 메인 캐릭터였던 로위이나는 명백히 누가 봐도 철두철미한 육탄전사였지만, 그 예쁘다는 다른 갑옷 쳐다도 안 보고 하늘색 가죽갑옷 하나만 갖고 3년을 버틴 피비린내 가득한 녀석이었지만, 사실 그 세상이 그렇게 따스하고 부드럽고 여유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전사놀음도 할 수 있었던 거였습니다.
한걸음 밖으로 나가면 맑은 공기와 편안한 음악과 도닥도닥 또그당 또그당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습한 던전에서 쥐가 버린 치즈와 고블린이 떨군 사과, 가끔 풍뎅이 다리 파편이 붙어있는 나무 열매를 우적우적 씹으며 붉은 구슬을 던질 수 있었던 거지요. 그럼 왜 다른 게임을 안 했는가?
다른 게임은 무섭거든요.
물론 둠2 광이었던 인간이니 비쥬얼에는 강합니다만(...) 제가 마비노기를 제외한 다른 게임들을 조금씩 손대보고는 곧 그만두었던 이유 중 상당수는 그것이었습니다.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심.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 고 제 와우생활을 아시는 분들은 얘기할 겁니다.(...) 하지만 전 원래 성격상 보수성이 강해서, 한번 몸에 맞게 익숙해진 옷은 해질 때까지 입는 타입입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예요. 새로운 것을 무서워 할 뿐더러, 충돌하는 것도 두려워합니다. '의외의 소심증'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한번 마음먹고 나가자고 하면 무식하게 달려나가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주위가 답답할 정도로 원래 위치를 고수하다 보니 한번 어떤 온라인 게임을 하면 거기서 떠나지 않는 버릇이 있지요.
하지만 마비노기는, 이런 저도 점점 회의를 느낄 정도로 변해갔습니다. 우리 그이가 출세하더니 바뀌었어요 아무래도 유저수가 늘자 대중적인 -아니, 한국에서 '대중적'이라고 생각되는 쪽으로 - 패치를 하기 시작했지요. 제작상의 실용성을 추구하면서, 바로 그 '소모적이고 쓸모없는 컨텐츠' 즉 '게임플레이와 전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야기가 가득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특별한 느낌을 잔뜩 안겨주던 컨텐츠' 들이 사라져 갔지요. 연애와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날 생각해서 해 주던 무모한 행동, 바보같은 짓거리들이 사라지면 관계는 실용적이 되어가지만 낭만도 없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조금씩 쌓여가던 그에 대한 불만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펑 한 거죠.
O형의 특징이라고 흔히 얘기되던가요. 직관적으로 상대하고 열정적으로 응대하지만, 모든 것이 식으면 그 열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 열성적으로 잔소리를 하고 항의도 하고, 그때그때 상대의 요구를 듣기 위해 애쓰고 깊이 좌절하고 격하게 뿜고폭발하고 때로는 화도 내면서도 여전히 열렬히 사랑하지만, 그렇게 미움도 사랑도 늘 뜨겁지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그 모든 것이 끝나면 감정은 제로가 되는 것. 그 후 다시 들어가려고도 해 보았지만, 더 예쁘고 저 멋져졌지만, 결국 돌아가지는 않게 되었어요.
그렇게 맘이 떠난 후, 3년간 총액 수십만원(...홈에서 정산해줍니다 ㄱ-) 을 쏟아부었던 마비노기에서 조금씩 다른 게임들을 기웃거리기 시작했지만, 제게는 딱히 대안이 없었더랬습니다.
리니지? 사흘치 보너스 받고 들어갔다가 이틀만에 gg쳤습니다. 마을 광장에서 사람들이 수다떠는 것만 들어도 무서웠어요. ㄷㄷㄷ (리니지 고정유저는 개인적으로 존경대상. 정말 말 그대로의 의미로 그대들은 멋진 근성가이십니다 후덜덜)
그라나도 에스파다, 첫 사냥터에서 포기. 고정 젠 자리 두 군데를 한꺼번에 점사하는 저격수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매우 맛있어 보였던 꿀거미 뿐.
샤이야, 들어간지 30분만에 때려쳤습니다. 이글루스에는 때려침의 원인이 된 스샷이 있을 겁니다. 난 깨구락지 헤엄치는 베일 여자의 **를 보려고 들어온게 아니거등요. 19금 게임도 여성유저 있거등요. 기왕이면 베일 남자한테도 같(빠아아아아아아악)
네오스팀, 핸드폰에서 김 난다고 스팀펑크가 아니더라는. 보다도, 처음 들어간 순간 무시무시하게 들이대는 스팀기관에 대한 설명에서 질려버렸습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전투전투전투랄까, NPC와 안녕하세요, 부터 습관이던 제게는 난관이 컸습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만일 마비노기를 접하기 전에 접했다면 했을지도...그러나 제가 들렀을 때엔 이미 한풀 수그러든 후였죠. 좋은 게임이었지만, 화면돌리기가 안된다는 것은 경관 감상을 좋아하던 제게는 치명적 약점이었습니다.
테일즈위버, 오, 인물 좋은데? 대사 좋군! 하고 불타려다...지나치게 긴 인트로, 빠르게 읽고 클릭해서 떠올릴 수 없는 대사(속독 버릇이 있어서 5초만에 읽고 나머지 20초를 기다려야 하는 괴로움이 의외로 컸습니다.), 접속 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 때문에 한참 첫번째 사냥터와 마을 사이를 헤매다 접종 빠빠이.
썬, 여법사 캐릭터를 본 순간 포기. 1렙때 내복 두장이면 저기서 어떻게 더 벗길 셈이냐.
제라, 몹이긴 해도 초코보가 예쁘네요. 근데 버그 때문에 플레이를 할 수가 없어효.
모나토 에스프리, 님드라 사양점, 게임이 돌아가지 않아효
요구르팅, 귀엽다! (5분 뒤) @_@ @_@ @_@....OTL
용천기, @ㅇ@;;;;;;;
...대략 이런 상태였습니다. 맨 위에 뜬금없이 말했던 게임 성명론에 따라 나름 고르고 고른 게임들인데도, 게임 소개를 통해 오 이런 점은 좋은데, 하고 매력을 느끼고 들어갔거나 기대했던 게임인데도, 딱히 마비노기를 대신할 만한 주자가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마치 오래 사귀었던 편안한 남자와 헤어진 후 친구들에게 부탁해 소개팅을 할 때마다 기대를 품고 나갔다가 좌절하고 갉작이며 돌아오는 것처럼, 꼭 그 남자같은 사람을 원하는 것도 아닌데 그 누구도 내 빈 곳을 채워줄 수 없어 고민하는 것처럼, 그렇게 게임 세계의 칸을 비워둔 채 애매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 차라리 이 김에 게임을 관두면 여가가 풍족해 지고 무엇보다도 미완인 글들을 쓸 수 있을지도 내적인 완성을 추구할 수도 있겠지, 하고 자족하려나 했을 때,
오래전 잠시 사귀었던 남자가, 갓 등장해 어딘가 어리숙하고 풋풋했던 그 사람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별로 큰 인상도 없었던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왔던 겁니다.
이것이 2위라고 합니다. 서버 속도가 느린 것 같으니 클릭 뒤 일시정지해서 다 채워진 뒤 보세요.
내용변으로 딱히 스토리가 있는 동영상은 아니지만, 와우에서 이 정도로 각 지역 '그림'이
나오는 면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역시...블엘들은 다 제정신이 아니죠(응?)
개인적으로 1위작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Frame of mind
가사와 내용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집니다. I'm so sick이 와우를 모르는 분이라 해도 부담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뮤직비디오 형식인데 비해, 이쪽은 와우 유저들에게 감동적인 쪽이라도 할 수도 있어요. 전 이 뮤비에서 프레임이 깨지는 순간을 정말 사랑합니다. 레벨 성장을 달리는 한 컷 사이사이로 전부보여주는 것도 대단하고요.
일단 와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한 내용설명을 하자면
sedrin이라는 사제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열심히 사냥을 하다 파티를 맺고 동료가 됩니다.
그 친구 덕에 길드에도 들어가고 함께 사냥을 다니다가 상자를 발견해요.
sedrin은 "주사위 굴릴까요?" 하고 물어보는데 순간 동료가 상자를 홱 열어버린 겁니다.
둘은 마구 말다툼을 하고 헤어지고, 세드린은 파티에서 동료를 제외시켜 버리고는
길드에서도 탈퇴해 버려요. 그리고 마구 성장하고 공격대에도 들어가고, 만렙이 되지요.
온갖 비싼 아이템과 장구들을 차고 다니며 활동하던 그는, 어느 한 순간
자신이 입고 있던 아이템들을 모조리 파괴해 버리기 시작합니다.
(와우에서는 아이템을 땅바닥에 버린다는 개념이 없습니다. 밖에 버리면 모두 완전히 파괴돼요.)
그 뒤는...화면을 보세요 :)
이제껏 제가 겪었던 RPG들에 비해 캐릭터의 몸집과 감정표현이 매우 부드럽고 다양한 게임이라 그런지, 유저컨텐츠의 캐릭터 감정표현도 아주 자연스러워서 좋기도 합니다.
지금도 성지 샤트라스 위를 날아갈 때면 저 장면들이 생각나서 찡해져요. 테로열매는 언제 주워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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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遊離細工, 雜記. 2007/10/09 17:29 x
제목 : [WOW] I'm so sick (그 외)
WOW 동영상 컨테스트 수상작들
imsosick_xvid_hd.avi
2위 먹은 작품인데, 와우저로써는 1위가 1위 답다고 충분히 납득하며 지지를 보내는 가운데(아름답지 않은가!!), 블엘유저의 한 사람으로썬 이..